심장 관련된 수술은 종류도 많고 방법도 많습니다.
비교적 간단히 시술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수술이 불가피하고 선택지도 있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수술동의서 싸인을 앞두고 설명을 들어도 해보지 않았기에 두려움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심장판막수술의 경우 두 종류가 있는데요
개흉수술로 인한 심장판막수술은 조직판막과 기계판막으로 나뉩니다.
저는 이 두가지를 다 경험하게 되어서 두 판막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조직판막, 10-15년 사용 가능하나 석회화 진행 시 재수술 필요 비교적 관리할게 적다.
조직판막은 소나 돼지 같은 동물의 조직이나 인간의 조직으로 만든 판막을 사용하여
이식하는 수술입니다.
수술 후에 항응고제 복용 기간이 짧아 관리가 편리한 것이 장점입니다.
3개월 정도 와파린을 복용하고 나면 별도의 약을 복용하지 않고 지낼 수 있습니다.
조직판막을 오래 쓰기 위해서 아스피린을 저용량으로 복용하며 유지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년에서 15년 사이가 조직판막의 수명으로 보는 데
경우에 따라서 석회화가 더 빨리 진행되어 재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석회화가 진행이 되면 이식받은 판막이 딱딱하게 굳고 이는 피가 역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기능이 상실되는 것으로 봅니다.
기계판막, 반영구적이나 항응고제 복용으로 인한 삶의 질이 낮을 수 있다.
기계판막은 특수 처리한 열분해 탄소와 금속재료를 이용하여 만듭니다.
튼튼하다는 장점과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점이 있지만 관리의 단점이 꽤 많습니다.
우선 기계판막은 수술 후 항응고제를 평생 먹어야 합니다.
항응고제는 피를 묽게 만들어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복용하는데요
이 항응고제(와파린)를 복용하면 피는 묽어지지만 그만큼 출혈이 한번 일어나면 지혈이 어렵습니다.
검사를 위해 채혈만 해도 다른 사람에 비해 누르고 있는 시간도 더 걸립니다.
또한 살살 부딪히게 되더라도 멍이 쉽게 들게 됩니다.
그리고 멍이 낫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또한 보통 몸에 좋다고 많이 챙겨 먹는 음식들을 평소처럼 먹을 수가 없게 됩니다.
혈액을 응고시키는데 쓰이는 비타민K가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로 청국장, 콩국수와 같이 콩류 녹황색 채소 등을 조심하라고 알려줍니다.
음식으로 INR 수치(항응고제 복용 시 혈액응고 수치 검사)가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위와 같은 단점이 너무 크기 때문에 평소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관리가 편하고 음식의 제한도 없지만 언젠가는 재수술을 해야 하는 조직판막과
평생을 쓸 수 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약을 먹고 관리해야 하는 기계판막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고민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의 경우 첫 수술이 20대 중반이었기 때문에 앞날을 알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당장은 몰라도 미래의 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싶어 한다면?
그때 내가 임신이 가능한지 불가한지 알 수가 없기에 미래의 고민을 당겨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재수술이라는 공포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습니다.
얼마나 아플지도 모르는 상황에 한 번이고 싶은 경험을 두 번 혹은 세 번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흉부외과를 비롯해 의사 선생님들은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 위주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알려져 있는 장단점을 간략하게 설명해줍니다
주관적으로 적는 두 판막을 모두 이식해본 후 느끼는 점
실제로 겪어보니 조직판막은 정말 편리하긴 했습니다.
아스피린을 복용해서 피가 묽었기에 멍도 잘 들고 지혈도 좀 더디긴 했지만,
음식을 조절할 필요는 없었기에 편하게 지냈습니다.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로 관리를 하였지만 크게 걸리는 것이 없어 편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석회화가 언제 어느 만큼 되어서 다시 재수술을 하게 될지 몰라 불안해했습니다.
반면에 기계판막은 출혈의 위험성이 크게 다가옵니다.
첫 수술하고 와파린을 복용하던 때에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병실이 너무 건조했던 이유였는지
코피가 난 적이 있습니다. 근데 좀 많이 나서 줄줄 흐를 정도였고 급하게 침대 밑에 쓰레기통으로 코 밑을 받치며
응급콜을 했는데 지혈제로도 지혈이 되지 않아 결국 코 속을 지지는 처치를 하여 멈추게 했습니다.
이렇게 출혈이 한번 크게 나게 되면 항응고제 복용자는 긴장을 더더욱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사고가 나지 않게 더더욱 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계판막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처음에 낯설어서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조용한 곳에 가만히 있으면 소리가 옆사람도 들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짤깍짤깍 거리는 느낌인데
적응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적응이 되고 나면 잘 안 들리기도 합니다.
다른 질병으로 병원을 찾을 시 판막수술 여부와 와파린 복용 중임을 꼭 알려야 합니다.
처방받을 약이 와파린과 같이 먹어도 좋을지 상의를 꼭 해야 합니다.
기계판막은 단점이 너무 커서 어렵지만 재수술의 가능성이 적기에 그럼에도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먹는 즐거움이 조금 사라져서 아쉽긴 합니다.
재수술때도 조직으로 할까 했지만, 더 이상의 출산은 하지 않기로 하기도 했고 (첫 수술 후 6년 뒤 출산)
또 수술을 할 시에 수술부위의 유착 유무도 알 수 없기에
재수술을 하지 않기 위해 기계로 정하였습니다.
물론 기계판막도 관리에 따라 오래 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릅니다.
그만큼 평상시에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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